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의 폐기물 문제와 제도 개선 필요성 논의
“생화 헌화 확산, 지자체 조례 마련, 국립묘지 계획 반영해야”

[환경일보] 공원묘원에 놓이는 플라스틱 조화가 추모의 상징을 넘어 환경 부담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대량으로 반입된 뒤 대부분 폐기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조화 사용을 줄이고, 생화 헌화 문화와 법·제도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GCN녹색소비자연대는 (사)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전국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 공원묘원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조화의 환경 문제를 짚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정책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좌장은 한태호 전남대 교수(한국화훼학회 회장)가 맡았고, 서아론 GCN녹색소비자연대 국장과 홍영수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국장이 발제를 진행했다. 토론에는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관계 부처, 화훼단체, 생산자단체, 공원묘원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인사말에서 전인수 GCN녹색소비자연대 이사장은 “플라스틱 조화 사용 근절은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 책무에 해당한다”며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되, 산 자가 앞으로 살아갈 이를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예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용일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회장은 “한국전쟁에서 중공군과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중국산 조화를 헌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호 국회의원은 “기후환경오염이 심각한 시대인 만큼 환경 보호와 화훼농가 지원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전국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실태를 파악한 뒤 생화 헌화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첫 발제에 나선 서아론 GCN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플라스틱 조화가 특정 시점에 한시적으로 사용된 뒤 회수·재활용 체계 없이 폐기되는 구조인 만큼, 사실상 일회용품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화의 사용 목적이 제사나 추모일 등 특정 시점에 집중되고, 사용 후 회수 및 재활용 체계가 사실상 없으며 반복 사용을 전제로 한 유통구조도 아니다”라며 “1회용품 항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제도 개선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공설묘지나 사설묘지의 경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지방자치단체가 시설의 환경보전, 폐기물 발생 억제, 쾌적한 이용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고 이를 조례로 정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묘지에 대해서는 국가보훈부 장관이 5년마다 수립하는 국립묘지 종합관리계획에 환경보전과 폐기물 발생 억제, 이용 질서 유지 관련 사항을 반영해 조화 사용 감축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영수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국장은 정부와 민간,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플라스틱 조화 사용 감축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 개정과 함께 국산 생화 사용이나 ‘비워두는 추모’까지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재영 국가보훈부 국립묘지정책과 과장은 유공자 유족에게 일률적으로 무엇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생화나 절화 사용 확대와 관련해서는 예산이 수반되는 사안인 만큼 내년도 예산 반영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자원순환 분석에서 55%가 폐기물 처리 비용으로 들어간다”며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 예산을 확보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실 공원묘원협회 회장은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법제화와 조례 제정이 이뤄진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중갑 한국절화협회 회장은 “상징성이 큰 국립현충원에서 조화 사용 감축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지방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근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는 보다 직접적인 관리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성묘객이 가져온 조화를 막을 수 없다면 실제로는 결국 폐기 처리되는 만큼 다시 가져가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는 제도 보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병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사무관은 “폐기물부담금은 플라스틱 kg당 150원이 부과되고 있고, 조화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폐기물부담금 상향은 검토 중이지만 플라스틱 조화만 별도로 조정하는 문제는 현 체계와의 정합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사무관은 “수입산 조화로 국내 화훼시장이 위축되면 소비자는 향후 대외환경 변화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인식 개선을 통해 생화 헌화 문화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GCN녹색소비자연대는 플라스틱 조화로 인한 폐기물 문제 해결 과정에서 소비자 책무의 중요성을 알리고, 소비자 대상 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천안녹색소비자연대가 천안추모공원에서 생화 헌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며, 플라스틱 조화 사용 감축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활동도 지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