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전 주기 다루는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수립해야”
미세플라스틱 특별법·플라스틱 총량 줄이는 실질적 정책 필요

소비자기후행동, 서울IN아이쿱생협, 라이프케어서울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주최한 남산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이 4월22일 오전 10시 남산 백범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소비자기후행동, 서울IN아이쿱생협, 라이프케어서울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주최한 남산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이 4월22일 오전 10시 남산 백범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남산=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옷이 플라스틱이야?”

22일 월요일 아침 10시, 54회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폐플라스틱으로 옷을 꾸민 기후위기 행동가 20명이 ‘미세플라스틱 특별법을 제정하라’ ‘의류 폐기물 소각금지’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률 9%’ 등의 구호가 적힌 골판지를 들고 잔디밭 위를 걸었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을 입은 행동가가 한 명씩 포토라인에 설 때마다 참석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진행된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에서 기후위기 행동가 20명은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을 입고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제정 등의 구호를 전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진행된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에서 기후위기 행동가 20명은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을 입고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제정 등의 구호를 전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캠페인을 공동 기획한 이차경 (사)소비자기후행동 사무총장은 “폐플라스틱 패션쇼가 시선을 끌수록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는 의식을 확산시킨다’는 행사 개최 의도가 시민들에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이라고 하면 페트병만 생각하지만 지금 입고 있는 합성섬유도 플라스틱에서 온 것”이라고 말한 문혜정씨는 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을 보기 위해 천안시에서 온 시민이다. 소비자기후행동 후원 회원인 그는 플라스틱이 가지는 문제점을 공유하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씨는 “주부들이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식품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아무리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려 해도 개인이 줄이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목적도 정부와 기업에 플라스틱을 생산단계부터 줄이는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미주씨는 서대문구에서 온 주부다. 이씨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강조하지만 플라스틱이 한번 만들어지면 사라지지 않고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제품 생산단계부터 플라스틱을 줄여야 할 것을 촉구했다.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에 참가한 기후위기 행동가들의 다양한 구호는 11월25일 열리는 부산 INC 위원회에 전하는 메시지 차원에서 결정됐다. /사진=박선영 기자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에 참가한 기후위기 행동가들의 다양한 구호는 11월25일 열리는 부산 INC 위원회에 전하는 메시지 차원에서 결정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남산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은 (사)소비자기후행동(대표 김은정), 서울 iN아이쿱생협(이사장 홍현주), 라이프케어서울의료사협(이사장 이선영) 주최로 열렸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에도 지구의 날을 맞아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물고기’ ‘사라지는 꿀벌’ 퍼포먼스 등으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렸다.

김은정 (사)소비자기후행동 대표는 “패션쇼 캠페인이 전하는 주제는 11월 부산 INC 위원회에 참석하는 세계 정상들과 국내 정치인, 기업에 전하는 메시지”라고 했다.

INC는 올해 11월25일부터 12월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안건을 결정하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로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마련한 국제협약 회의다. 4차 위원회는 4월23일 캐나다에서 열린다. 5차 부산 위원회는 최종 회의로 예정돼 있다.

남산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에 사용된 플라스틱 의류는 11월25일 부산에서 열리는 INC 5차 위원회에서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퍼포먼스 도구로 다시 사용된다. /사진=박선영 기자 남산 폐플라스틱 패션쇼 캠페인에 사용된 플라스틱 의류는 11월25일 부산에서 열리는 INC 5차 위원회에서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퍼포먼스 도구로 다시 사용된다. /사진=박선영 기자 

김 대표는 “INC 최종 회의를 앞두고 시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쟁점은 위원회 논의가 플라스틱 생산, 소비, 유통, 폐기에 이르는 전주기적인 쟁점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과 법적 구속력이 있는 플라스틱 규제 국제협약 제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쟁점이 현재 3차까지 진행된 회의에서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합성섬유 3가지 의류 폐기물을 줄이고 플라스틱 저감과 관리를 위한 법 제정을 제시했다.

캐나다 4차 INC 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세계자연기금(WWF)에서 공개한 ‘플라스틱 오염 규제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 85%가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90%는 플라스틱 유해 화학물질 사용 금지를 원했다. 특히 한국의 응답자들은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사용, 재활용 및 안전한 관리를 위한 비용 충당을 위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데 88%가 지지를 나타냈다. 글로벌 평균은 84%였다. WWF 한국본부가 지난해 1월 발간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한국사회의 환경 인식 조사’ 보고서에서는 지난 5년간 한국인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환경문제로 플라스틱이 꼽혔다.

폐플라스틱 패션쇼 이후 기후위기 행동가들은 시민과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관심을 호소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폐플라스틱 패션쇼 이후 기후위기 행동가들은 시민과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관심을 호소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홍현주 서울 iN아이쿱생협 이사장은 “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소비기한표시제 등의 활동을 통해 자연을 회복하고, 미래세대가 살아갈 건강한 지구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iN아이쿱생협은 지구의 날 캠페인을 통해 지구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는 환경문제로 끝나지 않고 공중보건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한 이선영 라이프케어서울의료사협 이사장은 “미세플라스틱 위해성이 늘 이야기되고 있지만 대응은 개인차원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건강한 지구에서 건강하게 살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환경 측면에서나 건강상으로 누구나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책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캠페인에 사용된 플라스틱 의류는 11월25일 부산에서 열리는 INC 5차 위원회에서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퍼포먼스 도구로 다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