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환경의 날 맞아 인제 가아2리서 비점오염 저감 사업 추진
주민·환경단체·전문가 참여··· 소양댐 상류 오염원 관리 모델 구축

[환경일보] 기후위기로 강우 강도가 높아지면서 농경지 토사 유실에 따른 흙탕물 문제가 주요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중호우 때 고랭지 농경지에서 유출되는 토사는 하천 탁도 증가와 수생태계 훼손, 하류지역 수질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제군과 환경단체, 지역주민, 전문가들은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인제군 가아2리 농경지를 대상으로 ‘식생토낭을 활용한 농업 비점오염 저감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사업은 소양댐 상류 농경지 오염원 관리를 강화해 장마철 흙탕물 발생을 줄이고, 하류 수질과 수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기 위한 현장 실천 활동이다.

기후위기 시대, 농경지 비점오염 관리 중요
비점오염원은 공장이나 하수처리시설처럼 특정 배출구에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달리, 강우 시 농경지·도로·산지 등에서 광범위하게 유출된다. 이 때문에 발생 이후 처리보다 사전 예방과 현장 관리가 핵심이다.
특히 고랭지 농경지의 경우 집중호우 때 토사가 한꺼번에 유출되면서 하천으로 흙탕물이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경관 훼손을 넘어 하천 생태계와 하류지역 수질, 농업 기반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사업에는 (사)한국환경복지협회, 을지대학교, 강원대학교 비점오염연구센터, 인제군, 인제RCE, DMZ평화생명동산, 인북천 환경과 생명지킴 시민모임, 가아2리 주민 등이 참여했다. 민·관·학·지역사회가 함께 농촌지역의 지속 가능한 환경관리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생토낭, 토사 유실 줄이는 자연기반해법
이번 사업의 핵심은 ‘식생토낭’을 활용한 반영구적 토사 유실 방지 공법이다. 식생토낭은 토사 유출 우려 지역에 설치하는 식생 기반 친환경 구조물로, 강우 시 유출되는 흙탕물을 차단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토낭 내부와 주변에 식물이 활착해 토양을 안정화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볏짚 거적, 양파망, 야자 매트 등은 장마 이후 훼손되거나 반복 설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반면 식생토낭은 유지관리를 병행하면 장기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경제성과 환경성을 함께 갖춘 공법으로 평가된다. 농경지 경작 면적 감소가 거의 없고 농기계 운용에도 큰 지장이 적어 실제 농민들이 현장에서 수용하기 쉽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2024년과 2025년 시범 적용 결과, 식생토낭 설치 구간에서는 장마철 토사 유실과 흙탕물 발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지역과 미설치 지역을 비교한 결과, 집중호우 이후에도 설치 구간에서는 토사 유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하천으로 유입되는 탁수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주민들도 “매년 반복되던 흙 유실이 크게 줄었다”, “비가 와도 농경지 경계면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며 자발적인 추가 설치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생토낭을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토양 유실 방지, 비점오염 저감, 생태복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현장형 자연기반해법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사업은 기존 시범 사업보다 한 단계 발전된 방식으로 추진됐다. 참여기관들은 기존 설치지역의 유지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다양한 취약지역에 대한 적용성 시험과 보다 효과적인 설치 기법 발굴을 병행했다.
또 을지대학교와 강원대학교 교수진 등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토사 유실 특성과 저감 효과를 분석하고, 주민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 관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세계 환경의 날 취지를 살려 단순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환경개선 활동을 중심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환경복지협회 김도선 연구소장(을지대 교수)은 “기후위기 시대에는 환경문제를 행정기관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 행정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생활 속 환경 실천 모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식생토낭 사업은 단순한 흙탕물 저감 사업이 아니라 농업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촌 관리 모델”이라며 “향후 효과 분석과 정책 제안을 통해 전국적인 농업 비점오염 저감 우수사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